한센병은 과거 ‘나병’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만성 감염 질환으로, 오랜 세월 동안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동반해온 병입니다.
본 글에서는 한센병의 원인과 감염 경로, 현재 사용되는 치료법, 그리고 사회적 인식 개선의 필요성까지 포괄적으로 다루어봅니다.
한센병의 원인과 감염 경로
한센병의 원인균은 미코박테리움 레프rae(Mycobacterium leprae)로, 이는 결핵균과 유사한 형태의 세균입니다.
한센병은 주로 피부와 말초신경을 침범하며, 병이 진행되면 감각 저하, 근육 위축, 피부병변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감염력은 매우 낮으며, 지속적이고 밀접한 접촉이 있어야 전염 가능성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감염 경로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감염자의 호흡기 분비물 또는 장기간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면역력이 정상인 사람에게는 거의 감염되지 않으며, 유전적 감수성이나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위생 상태가 좋지 않거나 의료 접근성이 낮은 개발도상국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센병은 오랜 잠복기를 가지며,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수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에 색소 탈실 혹은 붉은 반점, 감각 저하, 손발 저림, 근육 약화 등이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후유증 없이 완치가 가능합니다.
한센병 치료법과 완치 가능성
한센병은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운 병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에는 WHO에서 권장하는 다제항생제 치료(MDT: Multi-Drug Therapy)를 통해 완치가 가능한 질병으로 분류됩니다.
MDT는 다음의 항생제를 병용하여 6~12개월 이상 복용하는 방식입니다:
- 리팜피신(Rifampicin): 가장 강력한 항균 효과
- 다프손(Dapsone): 병원균 성장 억제
- 클로파지민(Clofazimine): 항염증 작용 이 치료법은 198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적용되었으며, 1995년 이후 WHO는 모든 환자에게 무상으로 MDT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한센병 발생률은 눈에 띄게 감소하였습니다.
한센병은 조기 치료 시 후유증 없이 완치가 가능하지만, 진단이 늦을 경우 신경 손상이나 신체 변형 등이 남을 수 있습니다.
또한 치료 중에도 환자는 전염성이 거의 없어 강제 격리나 차별은 불필요합니다. 이는 과거의 인식과 크게 다른 부분이며, 의료진과 대중 모두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인식 개선과 인권 회복
한센병은 단순한 질병을 넘어 사회적 편견과 인권 문제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과거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는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 격리하거나, 사회와 단절된 채 격리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하게 하는 등 비인도적인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의 소록도는 오랫동안 한센병 환자들의 격리 수용소로 사용되었으며, 강제 노역, 인권 침해 등의 어두운 과거가 존재합니다.
이후 정부와 민간단체, 종교계의 노력으로 재활이 이루어졌고, 현재는 소록도는 치유와 인권 회복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WHO와 국제사회는 한센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 제거와 인권 회복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한센병과 관련한 차별 철폐 권고안을 통과시켰고, 일부 국가는 과거에 저질렀던 강제 격리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은 아직도 한센병 환자 및 완치자들이 겪고 있는 취업, 결혼, 교육 등 사회생활의 제약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입니다.
특히 청소년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교육 캠페인, 다큐멘터리 제작, 환자 이야기 공유 등은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큰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센병은 더 이상 ‘두려움’의 병이 아니라, ‘극복 가능한’ 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아가, 병을 앓았던 사람들도 동등한 시민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권 의식 확산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센병은 감염력도 낮고 치료도 가능한 병이지만, 여전히 사회적 편견이 깊게 남아 있습니다.
이 병을 정확히 알고, 조기 진단과 치료, 그리고 환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함께 실천한다면, 한센병은 더 이상 차별의 상징이 아닌, 치유와 공존의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센병을 질병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인권과 이해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